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21년 실적은 역성장 가능성이 높으나 ...  

 

한국자산신탁(이하 "한자신")을 비롯한 국내 부동산 신탁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대동소이하다. 토지신탁(차입형/ 책임준공 관리형), 일반 관리/처분 신탁, 담보신탁, 자산관리회사(AMC)로서 리츠업무, 그리고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등이다.

 한자신의 경우 차입형 토지신탁에 강점이 있는 만큼 해당 사업의 비중이 상당히 크지만, '17년~'19년 사이 부동산 시장이 경직되면서 차입형 신탁 매출도 확실히 줄었다. (한자신 뿐만 아니라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모두 차입형 신탁매출이 줄고 있고, 일반적인 책임준공 관리형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한자신 1Q IR자료, 매출(영업수익)은 늘고 있으나,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은 감소 중  

 

그러나 분명히 부동산 신탁업의 규모는 커지고 있으며, 시장의 수요는 여전히 높다. ('20년 기준 국내 부동산 신탁 수탁고가 230조가 넘는다.) 고려해야 할 것은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이후 신영, 한투, 대신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수익 다변화를 위해서 부동산신탁시장에 뛰어든 이후로 수수료 경쟁이 치열하다.

부동산신탁 수탁고 규모 회사자료,  

 

국내 14개 부동산 신탁사, 한토신 1분기 IR자료

 

올해는 바닥을 치고, 내년부터가 기대되는 국면 

 

한국자산시탁이 아무리 실력있는 회사라고 해도, 부동산 하락 Cycle에서는 수주가 적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2018~2019년 한자신의 수주액은, 2천억을 훌쩍 넘었던 2017년 수준의 50~60% 수준이었다. 뿌려놓은 씨앗이 작다보니 2021년 매출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년비 역성장이 예상된다. 그런데 회사의 경영실적자료를 보면 수주실적 사이클은 이제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가는 추세로 보인다. '21.1Q 차입형 수수료 수주액이 벌써 570억 수준으로 이미 2020년 수준에 근접해 있다. 

 

더욱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규모가 1만2천 세대가 넘는다. 특히 재건축 대장지역 중 하나인 여의도 아파트에서 핵심사업지에 시행자로 지정되었다. 계획 중인 재건축 사업 매출까지 실현된다면 당사의 시총은 현재 PER에서 Level up 될 수도 있다. (현재 차입형 수수료 약정액에는 본 재건축 사업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관리처분인가 단계가 되면 + 알파가 된다.) 

 

물론 재건축 사업은 엉덩이가 짓물러서 흘러내리는 인내를 요한다.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조합 설립 과정이 생략되고, 빠른 시공사 선정, 전문적인 공사관리 등이 가능하다. 특히 재건축 진행과정 중 "정비구역 지정"단계에서 안전진단 승인을 받고도 추진위원회, 조합설립을 4년 내에 통과하지 못하면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정비구역을 해제하는 일몰제가 있기에 최근 몇년간 신탁사를 통해서 조합설립을 생략하고 바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식이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만 볼 순 없다. 기본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환경요인(정부 규제) 민감도가 너무 크다. 특히 이번 문 정부에서 집값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내년에 진보 쪽에서 다시 정권을 잡을 경우, 규제 완화는 꿈도 꾸기 힘들어 보인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거정비수제(30년 이상 된 건물 수가 전체의 3분의 2 이상이면서 연면적 60% 이상을 만족해야 재개발구역으로 지정) 폐지를 통해서 재개발에는 훈풍이 불고 있으나, 재건축 사업은 집값 상승 부담때문에 안전진단 완화 등 확실한 카드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또한 재건축 사업 고유의 성격상 조합원들 간의 갈등 해소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크다. 한자신이 사업시행자로 있는 여의도 광장의 경우에도 3~11동 주민들이 1,2동을 제외한 별도 재건축을 추진했는데, 1,2동 주민들과 취소 소송이 진행 중이다. (광장 1,2동은 안전진단 C등급을 받아 통합 재건축을 해야 하는데, 3~11동이 사업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1, 2동을 제외하고 별도로 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했고, 이에 1,2동 주민들이 영등포구청을 상대로 사업자 지정 취소 소송했고, '20년 법원은 하나의 단지는 통합재건축을 해야 한다며 1,2동 주민 손을 들어주었다. 한자신 입장에서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 

 

 다만 7/12일 재건축단지 조합원의 2년 실거주 규제를 정부에서 내린 소식은 부동산 시장의 온도를 바꿀 수 있을만한 부분으로 보인다. 특히 한자신이 시행자로 있는 여의도 재건축 사업의 경우 서울시에서 8개 특별구역으로 지정해서 용적률을 높여주는 등 상당히 긍정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기부체납을 얼마나 요구하냐에 따라, 그리고 단지별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의견 조율이 쉽진 않을 것이다.)

 

https://www.hankyung.com/realestate/article/2021070902191

 

여의도 박원순式 통개발 대신…8개 구역 나눠 재건축

여의도 박원순式 통개발 대신…8개 구역 나눠 재건축,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초안 마련 3년 만에 정비사업 재가동 11개 아파트를 8개 특별구역으로 용도지역 바꿔 용적률 대폭 상향 50층 이상 초

www.hankyung.com


  
장기적으로 볼때 재개발, 재건축 없이 서울시 내에 양질의 주거 지역을 공급하기 어려운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여의도 구축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안전문제 때문이라도 언젠가는 재건축을 허가해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누가 끝까지 버티냐의 싸움이고, 시간의 문제이다.

 그럼 나는 과연 시간을 내편으로 만들 수 있는 투자자인가? 그 질문에 긍정적이라면 나에게 한자신은 분명 좋은 투자처로 보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