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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의 과거 5개년간 분기단위 사업보고서를 뒤지며, 엑셀에 데이터를 정리했다. 숫자를 한칸, 한칸 집어넣느라 반나절을 불태웠다. 주요 Data 흐름을 따라가며 이 기업의 페이스와 전략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제지사업에 조금씩 몰입하면서 다음 4분기, 그리고 해당 제지업의 1년 뒤 모습을 머리 속에 그려보는 단계이다. 

 

우선 Top-line을 보면 분기별로 5개년간 평균 3,800억원을 찍은 회사로, '17년 한솔아트원제지를 인수 후에 분기별 4천억 매출로 벌크업 했다가, 최근 인쇄용지 시장 수요가 줄면서 '19년 이후 Size는 축소되고 있다. 다만 인쇄용지 생산이 줄어드는 대신, 그 빈자리를 최근 산업용지 매출이 메꿔주는 그림이다. 산업용지는 백판지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마진율이 좋아서 긍정적 흐름이다. 회사가 개발한 감열지 등 특수지의 물량도 계솔 늘고 있어 '15년 분기당 900억 수준이었던 특수지 매출이 '21년에는 분기 평균 1,300억 매출규모로 성장했다.

 

다만 감열지 등 특수지는 설비 Capa. 확대 이후 대량생산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시장 초기화 단계여서 인지 마진율이 높지 않다. 그래도 전통산업군내에서 공장가동율을 유지하며 고정비 커버를 해주고 있다는 점은 좋아보인다. (저성장 제조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공장 가동율을 꾸준히 높여줄 수 있는 물량 베이스가 받혀주어야 하고, 공헌이익이 나온다면 무조건 설비를 돌려서 감가비를 뽑아야 한다.) 

 

실적 변화의 주요 Driver는 크게 (1) 전방수요 변화에 따른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부문별 Sales Mix, (2) 펄프와 고지 가격에 따른 원재료 가격 변화, (3) 시장 내 경쟁업체들의 공급 조정에 따른 수급 변화이다. 

현재 데이터 상 확인 가능한 부분은 (1)번과 (2)번. 

 

(1) Sales Mix 

 

- 인쇄용지는 '19년 이후 점진적으로 매출이 줄고 있다. 아동 인구 비중의 축소로 교과서/서적/학습지 수요 감소, 그리고 디지털 정보의 확대에 따른 인쇄업의 쇠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8년 분기평균 1,700억 매출 → '19년 1,420억 → '20년 1,200억→ '21년 1,450억) 그래도 '21년 들어서 인쇄업 생산량이 반등하고 있는 점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 산업용지도 마찬가지이지만, 인쇄용지의 마진율은 판가보다는 고지(원재료)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고, 스프레드에 따라 변동성이 꽤나 크다. 확실히 최근 OPM은 좋지 않다. '18년까지만 해도 연도 평균 OPM이 2%는 나왔는데, '20년에 적자 전환되었고, 올해 1분기까지 적자가 이어졌다.

- 다만 올해 2분기에 판가 인상 및 매출액 급증으로 (QoQ 11% 상승) 4%대 이익률 전환되었는데, 최근 2분기 고지 가격 베이스가 높은 편이라, 3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할 지는 모니터링해야 한다. 

 

- 반면 산업용지는 꾸준히 매출성장을 시현 중이다. '15년 4천억 수준에서 '20년 5천3백억원 넘게 매출을 찍었다. 전자상거래 주문, 배달음식료 사업 호황 등의 영향으로 종이포장이 늘어났고, 특히 작년 코로나 발발 이후 백판지 수요가 대폭 증가했다. 다만 올해 2Q에 증속투자를 위한 일시적 조업 중단이 있었고,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1천억이 감소했다. (QoQ 8% 감소) 3분기에 해당설비의 생산 정상화가 있을 경우, 2분기 지연물량까지 반영되어 매출액이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  '20년 매출금액 증가는 경쟁업체인 신풍제지(당시 M/S 20% 수준)가 생산 Capa.를 셧다운 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솔제지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자 감소로 M/S 증대 및 판가 인상를 향유했다.  

 

- 특수지는 회사측에서 공을 많이 들이는 분야이다. 2018년에 500억 규모의 감열지 Capa.를 구축했고, 이후 꾸준히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15년 분기당 평균 900억 → '21년 1,300억 수준) 택배용 라벨지 등 제품군도 다양화되고 있기에 OPM은 개선 여지가 있다. 

과거 5개년 부문별 손익 및 생산실적 관련 Data

(2)  원재료 가격 추이 (마진 Spread)

 

- 당사의 산업용지는 박스고지(OCC, Old Corrugated Container)를 주 원재료로 사용하고, 인쇄용지/특수지는 펄프(pulp)를 주로 사용한다.

 

- 펄프 가격은 '18년도에 톤당 750$를 넘었다가, 그 이후 460~500$ 수준으로 안정화되었는데, 최근 목재가격 급등으로 2분기~3분기에는 원가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실제 인쇄용지의 마진 Spread를 보면 2Q에 많이 좁아졌다. 

 

- 산업용지에 주로 사용되는 고지 가격은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18년 240원/kg '21년 190원/kg 수준) 2018년부터 중국이 폐지수입을 금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폐지가격이 감소했는데, 여기에 따라 고지가격도 구조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2분기에는 원자재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고지가격도 펄프와 마찬가지로 급증했다. 그 결과 산업용지 또한 스프레드가 많이 주저 앉는 모습이다. 

 

- 다만 6월에 산업용지/인쇄용지의  판가를 9%  인상 실시했기에, 3분기에는 스프레드가 저 줄어들 여지는 없어 보인다. 

과거 5개년 판매가격 및 원재료 가격, Spread 추이 data
제품별 Spread 및 펄프가격

한솔제지의 분기실적을 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영업이익률의 상고하저가 뚜렷하다는 점, 그리고 특히 해당 년도 2Q에 Peak를 찍는 패턴이 강하다는 점이다. (물론 실적 추이가 정형화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상관관계는 분명 있어 보인다.)

 

비록 '15년, '19년에는 2분기가 아닌 3분기에 이익률이 가장 높긴했지만, 결국 4분기에는 이익률이 하강했다. 상고하저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에 하반기 실적을 너무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보수적으로 볼 필요는 있다. 

 

3~4분기 실적이 전년동기 아웃 퍼폼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가정이 필요해 보인다. (1) 펄프 가격의 안정화와 펄프 가격 상승에도 판가 전가로 마진 스프레드 유지 (2) 산업용지가 최소 2분기 감소한 부분까지 더해 19~20만톤 생산 (3) 위드 코로나와 함께 인쇄용지 YoY 증가 추세 지속 등 

 

현재까지 보기로 1~3번 모두 확률상 높은 편이다.  

 

 

(*) 물론 한솔제지의 투자 검토를 시작하게 된 부분은 제지업의 분기실적 퍼포먼스만 보려는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볼 게 좀 더 많이 남았다. 천천히 뜯어볼 생각이다. 밸류에이션, 자회사, 리레이팅 가능 여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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